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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그로스 해킹, 디지털 시대의 진화된 마케팅

by 아하메이커 2022. 12. 31.

1. 마케팅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

 『진화된 마케팅 그로스 해킹』은 내가 참여했던 트레바리 마케팅 독서모임에서 두 번째로 다룬 책이었다. 이 책은 분량이 400페이지가 넘는다. 트레바리에서는 독후감을 제출해야 독서모임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이 선정되자마자 얼른 주문해서 읽기 시작했다. 평상시에는 이런 두꺼운 책은 과연 내가 다 읽을 수 있을까라는 뿌리 깊은 자기불신으로 읽지 않았는데, 역시 사람은 마감과 강제성이 있어야 움직인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트레바리의 참여 시스템을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신이 선택한 독서모임에 참여하려면 첫 독서모임이 열리기 전에 미리 자기가 원하는 독서모임에 등록해야 한다. 하나의 독서모임은 매월 한 번씩 총 4번 모이게 된다. 유료이기 때문에 총 4번의 모임에 참여하는 비용을 미리 결제해야 한다. 하지만 돈만 낸다고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 400자가 넘는 독후감을 마감시간 안에 제출해야 한다. 마감시간 안에 독후감을 제출하지 못하면 모임에 참여할 수 없다. 한번 참여하지 못하는 순간 비용의 4분의 1을 날리는 셈이기에 아무리 바쁘다고 해서 기를 쓰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효과(?)를 발휘한다. 학부 전공이 경영학이라서 마케팅 개론 수업은 들어봤지만 졸업 후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아서 거의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나도 이런 두꺼운 책을 완독했다는 사실에 나 자신이 매우 뿌듯했다.

 스타트업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 책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의 관점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서비스를 알리고 성장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케팅에 대한 이미지와 달라서 신선함을 느꼈다.

 

2. 그로스 해킹의 특징

그로스 해킹은 제품 스스로가 마케팅하도록 하는 식으로 고객 기반을 구축하고 늘리고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는 IT 기술의 발달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저의 행동 패턴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기에 가능한 기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로스 해킹에서는 '데이터', 즉 수치를 중요시한다. 이는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효과는 있다더라'라는 검증되지 않은 기존의 마케팅 접근법을 대체한다.

 다른 마케팅 책이나 강연에서 접한 마케터의 자질은 '관찰'과 '발굴'이란 말을 들었다. 이 두 단어는 꽤나 인문학적으로 느껴진다. 괜찮은 마케터가 되려면 자기가 마케팅을 할 제품이나 서비스를 관찰하고 어필 포인트를 잠재적 고객에게 전달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신이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해하고 이를 소비할 사람들이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야말로 인문학적인 역량이다.

그런데 그로스 해킹에서는 이러한 관찰과 발굴의 기본 근거가 철저히 수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인상 깊다. 수치를 분석하여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 활동을 활성화시키고 매출을 늘려가는 방법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해 나간다.  흡사 과학실험 방법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를 모아서 가공하는 이과적 역량과 이를 해석하는 문과적 역량이 모두 있어야 진정한 그로스 해커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IT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회사가 자신의 제품을 홍보할 때 어떤 매체에 광고를 하는 게 효율적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전통적인 광고매체로는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이 있는데 이들 매체는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비용 대비 어느 정도 광고효과가 나타났는지(광고를 본 사람 중에 몇 명이 제품을 구매했는지)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에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파는 것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제품 광고를 하고 광고를 접한 유저 중 어느 정도가 제품을 구입했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상에서는 유저의 구매활동이 데이터로 남는다. 그로스 해킹에서는 이 데이터를 살펴보고 분석함으로써 더욱 효율적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는 결국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 이익 증대로 이어진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마케터는 뭔가 아이디어가 샘솟고 크리에이티브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적어도 IT 분야의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는 이성적인 사고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IT 기업의 마케터 혹은 그로스 해커가 어떤 사고를 하면서 일을 하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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